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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심리 육아회복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이는 훈육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아직 뇌가 자라는 중입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당황한다. “왜 이렇게 자주 울지?”, “도대체 왜 조절을 못할까?” 하지만 아이의 뇌는 아직 감정을 조절할 만큼 발달하지 않은 상태다. 감정 반응은 강하지만, 그 감정을 멈추고 다스릴 수 있는 뇌 회로는 아직 자라는 중이다. 이 글은 감정조절을 ‘뇌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부모가 실제로 취할 수 있는 반응을 안내한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부모

1. 아이의 뇌는 감정을 조절할 준비가 아직 안 되어 있다

감정은 뇌에서 '편도체'가 먼저 반응하고, '전두엽'이 그 감정을 조절한다. 문제는 아이의 전두엽이 6세 이전까지 매우 미성숙하다는 점이다. 즉, 감정은 빠르게 올라오지만 스스로 ‘멈추기’는 어려운 상태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울고, 뒹구는 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2. 감정 폭발은 훈육이 필요한 게 아니라, ‘뇌 안정’이 먼저다

감정이 터질 때 아이의 편도체는 강하게 작동하며 생존 반응 모드에 들어간다. 이를 ‘편도체 하이재킹(Amygdala Hijack)’이라고 한다. 이 상태에선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사실상 ‘꺼진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훈육도 전달되지 않는다.

  • ❌ “지금 울지 마!” → 뇌는 반항 또는 위축 모드로 전환된다.
  • ✅ “화가 많이 났구나. 옆에 있어줄게.” → 뇌를 진정시키는 자극이 된다.

훈육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정 조절이 아니라, 뇌의 진정이다.

상황 적절한 부모 반응
감정이 터진 직후 조용한 공간으로 이동, 자극 최소화
말로 표현 못할 때 “지금 너무 힘들지?”, “당황했구나” 등 감정 해석 제공
감정 가라앉은 후 “다음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대화 유도

3. 감정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조절되어야 한다

아이는 혼자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공조절(Co-regulation)’이라고 부른다. 즉, 부모가 먼저 감정을 조절하고, 그것을 아이에게 보여줄 때 아이도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 부모가 차분하게 숨을 쉬면 → 아이의 신경계도 안정된다.
  • 부모가 감정을 말로 풀어주면 → 아이의 뇌는 언어와 감정을 연결한다.
  • 부모가 곁에 있어주면 → 아이는 안전을 느끼며 편도체 반응이 줄어든다.

4. 부모의 말과 태도가 아이의 뇌에 남는다

  • ❌ “왜 또 그래?” → 판단 회로보다 방어 회로가 작동하게 만든다.
  • ✅ “엄마도 힘들었지만, 지금 네 기분이 더 중요해.” → 감정의 안전 회복을 돕는다.
  • ✅ “화날 때 어떻게 멈추는지 같이 연습해보자.” → 전두엽 기능을 강화하는 자극이 된다.

감정을 참게 하지 말고, 감정을 회복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이는 훈육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뇌 회로가 아직 조절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감정을 억누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함께 통과하며 회복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조절’을 배운다. 부모가 감정을 대신 해석해주고, 기다려주고, 다시 연결해주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뇌는 감정조절이라는 능력을 서서히 익혀간다.

아이는 아직 스스로 감정을 정리할 만큼 뇌가 성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자주, 더 크게, 더 혼란스럽게 감정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 “도와줘”라는 무언의 신호다.

이럴 때 부모가 조급하게 훈육하기보다 “지금 이 아이는 내 도움이 필요하구나”라고 해석하는 순간, 아이의 뇌는 조금씩 안전을 배우고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결국 감정조절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다. 감정을 억누르는 아이가 아니라, 감정을 회복할 줄 아는 아이, 그리고 그 흐름을 함께 건너준 부모의 존재가 아이의 평생 정서를 단단하게 만든다.

오늘 하루, 아이가 또 감정으로 흔들릴 때 이렇게 말해보자.

괜찮아. 네가 이런 마음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야.
엄마(아빠)가 여기 있어.
같이 지나가 보자.

그 말 한마디가, 아이 뇌 속에 감정조절이라는 회로를 만드는 첫 신호가 된다.